리스 선납금 4,000만원, 실제 수익률은 연 0.96%였습니다

리스 상담을 받으면 선납금 얘기가 꼭 나옵니다. “선납을 넣으면 월 납입금이 확 줄어요”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저도 4,000만원을 넣었고 월 납입금이 215만원에서 147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4,000만원이 5년 동안 저에게 얼마를 벌어줬는지는 아무도 계산해주지 않았습니다. 계약이 끝난 지금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요약

  • 선납금 4,000만원을 넣고 5년 동안 되돌려받은 총액은 4,098만원이었습니다
  • 차액은 98만원, 실효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0.96% 입니다
  • 같은 돈을 연 3% 예금에 넣고 매달 빼 썼다면 231만원이 남았을 계산입니다
  • 선납금은 이자를 받는 상품이 아니라 월 현금흐름을 낮추는 장치입니다
  • 중도해지해도 선납금은 떼이지 않고 정산에서 그대로 차감됩니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

2021년 4월에 계약한 메르세데스 AMG GT 43입니다. 개인 명의, 60개월 조건이었습니다.

항목 금액
취득원가 145,663,180원
무보증 잔존가치 49,176,000원
보증금 0원
명목 월 리스료(원리금) 2,151,750원
월 선납 상계액 −683,000원
실제 월 이체액 1,468,750원
선납리스료 40,000,000원

“월 리스료 215만원”의 정체

리스사가 발행한 실행스케쥴을 보면 구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리스 선납금 상계 구조를 보여주는 실행스케쥴. 원리금 2,151,750원, 상계금액 -683,000원, 실납입액 1,468,750원
실행스케쥴. 원리금 2,151,750원에서 상계금액 683,000원을 뺀 1,468,750원이 실제 이체액입니다.

표의 열을 보시면 이렇습니다.

열 이름 금액 의미
원리금 2,151,750원 계약상 월 리스료
상계금액 −683,000원 선납금에서 매달 까이는 몫
실납입액 1,468,750원 통장에서 실제로 빠지는 돈

“월 리스료 215만원”과 “매달 147만원 나감”이 둘 다 사실입니다. 어느 쪽을 말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완전히 달라지죠.

광고나 상담에서 강조하는 건 대개 뒤쪽 숫자입니다. 앞에 4,000만원을 넣었다는 사실은 잘 언급되지 않습니다.


선납금이 실제로 벌어준 돈

계산은 단순합니다.

매달 상계 683,000원 × 60회 = 40,980,000원
선납한 금액                = 40,000,000원
차액                       =    980,000원

5년 동안 98만원입니다. 4,000만원을 5년 묶어두고 얻은 전부입니다.


실효 수익률은 연 0.96%

여기서 주의할 게 있습니다. “98만원 ÷ 4,000만원 = 2.45%”로 계산하면 틀립니다. 선납금은 5년 뒤에 한 번에 돌려받는 게 아니라 매달 68만 3천원씩 나눠서 회수되기 때문입니다.

첫 달에 회수된 68만원은 59개월 동안 다시 굴릴 수 있는 돈이고, 마지막 달에 회수된 68만원은 5년을 통째로 묶여 있던 돈입니다. 이걸 반영해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구분
월 이율 0.0797%
연 환산 수익률 약 0.96%

연 1%가 안 됩니다.


예금에 넣었다면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선납을 하지 않았다면 매달 215만원을 냈을 테니, 4,000만원을 그대로 두고 매달 68만 3천원씩 빼서 차액을 메우는 구조가 됩니다.

그 4,000만원을 예금에 넣어두고 매달 빼 썼다면 60개월 뒤에 이만큼 남습니다.

금리 60개월 후 잔액 누적 이자
연 2% 1,141,813원 2,121,813원
연 3% 2,310,967원 3,290,967원
연 4% 3,557,662원 4,537,662원

선납으로 얻은 98만원과 비교하면, 연 3% 기준으로 133만원 차이가 납니다.

예금 금리는 계약 기간 내내 고정이 아니고 세금도 빠지므로 위 숫자는 단순 비교입니다.

정확한 판단은 본인의 자금 사정과 그때의 금리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중도해지하면 선납금은 어떻게 되나

이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떼이지 않습니다.

2023년 12월에 중도해지 견적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정산 내역에 이렇게 찍혀 있었습니다.

항목 금액
중도해지손해배상금 38,207,481원
기간경과이자 294,823원
자동차세 356,630원
잔여선납리스료 −19,807,000원
정산금액 19,051,934원

잔여선납리스료 1,980만 7천원이 마이너스로 잡혀 정산금에서 그대로 차감됐습니다. 아직 안 쓴 선납금을 돌려주는 겁니다.

숫자도 정확히 맞습니다. 그 시점 잔여 회차가 29회였으니 683,000 × 29 = 19,807,000원 입니다.

만기 직전인 2026년 3월 정산서에는 같은 항목이 −1,366,000원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잔여 2회분이죠.

선납금은 리스사에 맡긴 돈이 아니라 리스료를 미리 낸 것이라, 안 쓴 만큼은 언제든 정산에 반영됩니다.


그럼 선납은 언제 하나

수익률만 보면 매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선납이 쓰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월 현금흐름을 낮춥니다. 215만원과 147만원은 매달 체감이 다릅니다. 목돈은 있는데 월 고정지출을 줄이고 싶은 상황이라면 의미가 있습니다.

심사에 도움이 됩니다. 선납이 들어가면 리스사가 지는 위험이 줄어드니 한도나 승인 조건이 유연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증금과는 다릅니다.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야 돌려받지만, 선납금은 매달 리스료로 소진되는 구조입니다. 제 계약은 보증금이 0원이었습니다.

반대로 여윳돈을 굴릴 곳을 찾는 목적이라면 선납은 답이 아닙니다. 연 1%가 안 되는 곳에 5년을 묶는 셈이니까요.


중도해지 위약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반납과 매각 견적을 비교한 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리스 견적을 받으실 때 이 세 가지를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1. 월 납입금이 원리금인지 실납입액인지 물어보세요. 선납이 껴 있으면 두 숫자가 다릅니다.
  2. 선납금 총액과 월 상계액을 확인하세요. 상계액 × 계약 회차가 선납금보다 얼마나 큰지가 실제 이득입니다.
  3. 그 돈을 다른 데 뒀을 때와 비교해보세요. 금리가 높은 시기라면 선납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계약할 때 계산해보지 않았습니다. 5년이 지나고 정산서를 정리하면서야 알았습니다.


만기 처리 방법은 인수·반납·승계를 비교한 글에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계약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선납금 구조와 상계 방식은 캐피탈사와 상품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본인 계약서와 담당 캐피탈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금융이나 세무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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