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스포츠 리스 견적서를 받아보면 대부분 월 납입금 한 줄만 보고 결정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 견적서에는 다른 데서 못 본 항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자율이 숫자로 찍혀 있었습니다. 4.57%입니다. 리스 견적서에 이자율을 적어주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 월 납입금만 보여주고 그 안에 금융비용이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한 줄 덕분에 이 계약의 구조를 끝까지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견적서에 적힌 숫자를 하나도 빼지 않고 옮깁니다.
요약
- 총 차량금액 164,193,000원, 취득원가 174,641,630원
- 이자율 4.57% — 견적서에 명시돼 있었습니다 (제 계약 조건 기준이며 계약마다 다릅니다)
- 보증금 18% 3,000만원, 선납금 0원
- 잔존가치 45% (연 2만km 기준) 73,244,000원, 60개월
- 월 납입금 2,181,700원
- 보증금 3,000만원의 실효 수익률은 연 6.71% — 선납금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 5년 타고 인수하면 총 2억 415만원
- 공급가액이 1억 4,927만원이라 연두색 번호판을 받았습니다
견적서에 적힌 조건 전부

| 항목 | 값 |
|---|---|
| 차종 | (25MY) Range Rover Sport P400 AB |
| 배기량 | 2,997cc |
| 차량금액 | 159,500,000원 |
| 옵션금액 | 4,693,000원 |
| 할인금액 | 0원 |
| 총 차량금액 | 164,193,000원 |
| 등록 취득세 (7%, 포함) | 10,448,630원 |
| 공채·부대비용 | 0원 |
| 취득원가 | 174,641,630원 |
| 탁송료 (취득원가 불포함) | 245,000원 |
리스 조건은 이렇습니다.
| 항목 | 값 |
|---|---|
| 이자율 | 4.57% |
| 선납금 | 0% / 0원 |
| 보증금 | 18% / 30,000,000원 |
| 잔존가치 | 45% / 73,244,000원 (연 20,000km) |
| 리스기간 | 60개월 |
| 월 리스료 | 2,181,700원 |
| 보증금에 따른 리스료 할인 | 7% / 167,750원 |
| 월 납입금 | 2,181,700원 |
| 고객 초기 납입금 | 30,000,000원 |
이자율이 찍혀 있었습니다
4.57%입니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리스는 겉으로 이자율을 보여주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견적서는 보통 월 납입금만 크게 적어두고, 그 안에 금융비용이 얼마인지는 계산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리스 계약서에서 확인할 6가지를 정리하면서도 이자율은 항목에 넣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계약서에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자율이 있으면 비교가 가능해집니다. 같은 차를 할부로 살 때의 금리, 신용대출 금리와 나란히 놓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자율이 안 적힌 견적서는 그 비교를 막고 있는 셈입니다. 계약 전에 이자율을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안 알려주면 그것도 정보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4.57%는 제 계약의 숫자입니다. 2025년 8월이라는 시점, 제 법인의 신용도, 이 차종, 60개월, 보증금 18%라는 조건이 전부 맞물려 나온 값입니다.
리스 이율은 캐피탈사의 조달금리와 계약자 신용도에 따라 매일 달라집니다. 같은 차를 지금 견적 내면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저보다 낮게 나오는 분도, 높게 나오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 글에서 가져가실 것은 4.57%가 아닙니다. 견적서에 이율이 적혀 나오는 경우가 있고, 안 적혀 있으면 물어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한 줄이 있어야 계약의 구조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3,000만원의 값 — 연 6.71%
이 계약에서 제일 계산해 볼 만한 항목입니다.
보증금 3,000만원을 넣었더니 월 리스료가 167,750원 깎였습니다. 이걸 연으로 환산하면 이렇습니다.
167,750원 × 12개월 = 2,013,000원 2,013,000원 ÷ 30,000,000원 = 6.71%
연 6.71%입니다. 그리고 보증금 3,000만원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습니다. 원금이 줄지 않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제 다른 계약과 비교하면 분명해집니다. 선납금 4,000만원의 실효 수익률을 계산한 글에서 나온 숫자는 연 0.96%였습니다.
| 선납금 (AMG GT) | 보증금 (레인지로버) | |
|---|---|---|
| 넣은 금액 | 40,000,000원 | 30,000,000원 |
| 실효 수익률 | 연 0.96% | 연 6.71% |
| 만기에 원금 | 소멸 | 반환 |
같은 “돈을 미리 넣는 행위”인데 7배 차이가 납니다. 선납금은 리스료를 미리 낸 것이라 돌아오지 않고, 보증금은 맡겨둔 돈이라 돌아옵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걸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참고로 이 계약의 이자율은 4.57%입니다. 보증금 할인율 6.71%가 리스 이자율보다 높습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보증금을 넣는 쪽이 산술적으로 유리했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래서 보증금은 넣고 선납금은 0원으로 뒀습니다.
5년을 다 타면 얼마인가
| 항목 | 금액 |
|---|---|
| 60개월 리스료 총액 (2,181,700 × 60) | 130,902,000원 |
| 만기 인수가 (잔존가치) | 73,244,000원 |
| 합계 | 204,146,000원 |
| 총 차량금액 | 164,193,000원 |
| 차액 | 39,953,000원 |
보증금 3,000만원은 만기에 돌려받으므로 이 계산에서 뺐습니다. 초기에 냈다가 나중에 회수하는 돈입니다.
1억 6,419만원짜리 차를 5년 타고 인수하면 2억 415만원이 듭니다. 차액 3,995만원이 5년치 금융비용과 리스사 마진입니다. 연 799만원 꼴입니다.
물론 만기에 인수하지 않고 반납하는 선택도 있습니다. 그때는 리스료 1억 3,090만원만 내고 끝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5년 뒤 시세가 7,324만원보다 높은지 낮은지에 달려 있습니다. 만기 처리 방법을 비교한 글에 제가 두 대를 서로 다르게 정리한 기록이 있습니다.
취득세는 부가세를 뺀 금액에 붙습니다
이 견적서가 답해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렌터카 인수 취득세를 다룬 글을 쓰면서 끝내 확인하지 못한 게 있었습니다. 자동차 취득세 과세표준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되는가. 자료를 찾아도 명확히 적힌 걸 못 봤습니다.
이 견적서에 답이 있습니다.
164,193,000 ÷ 1.1 = 149,266,364원 (공급가액) 149,266,364 × 7% = 10,448,645원 견적서의 등 취득세 10,448,630원
15원 차이로 일치합니다. 캐피탈사가 자기 견적서에 계산해 놓은 숫자입니다. 총 차량금액에 그대로 7%를 곱한 게 아니라, 부가세를 뺀 공급가액에 7%를 곱했습니다.
차량가격이 1억을 넘어가면 이 차이가 커집니다. 총 차량금액에 7%를 곱하면 11,493,510원인데 실제는 10,448,630원입니다. 104만원 차이입니다.

연두색 번호판을 받았습니다
공급가액이 149,266,364원입니다.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기준인 8,000만원을 6,927만원 초과합니다. 계산할 것도 없이 대상입니다.
제 GV80은 반대였습니다.
| GV80 | 레인지로버 스포츠 | |
|---|---|---|
| 총 차량금액 | 86,550,000원 | 164,193,000원 |
| 공급가액 | 78,681,818원 | 149,266,364원 |
| 8,000만원 기준 | 131만원 미달 | 6,927만원 초과 |
| 번호판 | 흰색 | 연두색 |
GV80 글에서 저는 “145만원 차이로 기준선 아래에 맞췄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시기에 이 차에는 연두색을 달았습니다.
기준선 아래로 맞출 수 있는 차는 맞추고, 애초에 불가능한 차는 그냥 달았습니다. 일관된 원칙이 있었다기보다 차마다 계산이 달랐을 뿐입니다. 연두색을 피하려고 차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이 계약으로 1년을 타고 나서 좋았던 것과 불편했던 것은 따로 정리했습니다. 실연비와 유지비까지 레인지로버 스포츠 단점을 적은 글에 있습니다.
정리하면
| 항목 | 이 계약의 값 |
|---|---|
| 총 차량금액 | 164,193,000원 |
| 이자율 | 4.57% |
| 보증금 / 선납금 | 3,000만원 / 0원 |
| 잔존가치 | 45%, 73,244,000원 |
| 월 납입금 | 2,181,700원 |
| 5년 후 인수 시 총액 | 204,146,000원 |
| 번호판 | 연두색 |
레인지로버 스포츠 리스를 알아보실 때 견적서에서 볼 것은 월 납입금이 아닙니다. 이자율이 적혀 있는지, 보증금 할인율이 몇 퍼센트인지, 잔존가치가 어떻게 잡혔는지 이 세 줄입니다.
특히 보증금은 계산해 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제 경우 할인율이 리스 이자율보다 높아서, 여유 자금을 넣는 쪽이 유리했습니다. 반대로 나오는 계약도 있을 겁니다. 그건 견적서를 받아서 직접 나눠보셔야 압니다.
이 글은 제 법인 명의 운용리스 계약 한 건의 견적서를 정리한 기록이며, 차량 제조사·수입사·캐피탈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캐피탈사와 차종, 계약 시점, 신용도에 따라 이자율과 잔존가치는 달라집니다. 본문의 이자율은 2025년 8월 제 계약 조건에서 산출된 값이므로 다른 계약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증금 실효 수익률은 견적서의 리스료 할인액을 보증금으로 나눈 단순 계산이며 세금 효과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취득세와 전용번호판 기준은 제도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세무사와 등록 지자체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무나 금융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